D(drop)-Day

 

 

 

 

 

 

 

 

 

 

 

 

 

 

Newfane, NY 2012

 

 

 

근 두 달에 걸쳐서 4번 연기되었던 스카이 다이빙 스케줄이 다시 잡혔다. 맑고 바람 잔잔한 날... 왠지 이날은 뛰어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경우는 11000피트 (대략 3.3km)에서 경비행기 밖으로 뛰어내렸다. 비행기 문이 열리는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두려움(?)이란건 오래간만에 느껴봤다. 비행기 문 밖으로 다리를 내밀고 뛰어내리기 전 셋까지 세는동안

 

 '아 내가 왜 이짓을?' 하며 순간 후회도 되고...ㅋㅋ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직후, 자세를 바로 잡기 전까지 두어바퀴 몸이 계속 하늘에서 돌면서 하늘과 땅을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냥 지평선이 두 어번 눈에서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정신 없는 상황...  -.-; 조그만 보조 낙하산이 있음에도 시속 130마일 정도로

 

자유 낙하하던 1분 까까이의 시간 동안은 정말 숨쉬는 것조차 힘겨웠다. 

 

 

비행기에서 멀어지는 순간, 스스로가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내 생명은 오로지 낙하산의 정상 작동 여부에 달려있는 상황. -.-;

 

 

 

내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 죽음은 깔금하고 영광스런(glorious) 죽음이 되었을 것이고,

 

살아남게 된다면, 계속해서 내 삶을 용감하게(courageous) 살아가리라 다짐헀다. ^^;

 



자세가 잡히고 바라본 저녁 석양은 정말 눈물나게 아름다웠다.

해질 무렵, 하늘에서 바라본 황금빛 온타리오 호수,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안개, 끝이 안보이는 나무 숲과 옥수수밭,

 

캐나다로 이어지는 끝없는 지평선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패러슈트를 펼치기까지 떨어지는 동안의 시간이 정말 짧아서 '벌써?'이런 생각만 든다.

 

한 5분정도 자유낙하했으면 아쉽지는 않았을텐데... 자유 낙하 시간은 정말 짧았다.


딴 생각으로 머뭇거리고, 고민하는 동안 내 삶도 그렇게 휙 지나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짧다'란 생각.

손 위치를 조금이라도 비대칭적으로 움직여도 몸이 360도 회전해버려서 당황하기도 했다.

 

 

위 사진 중에 사진/비디오 찍어주는 친구가 사용하던 헬멧이 있다.

 

헬멧 옆에는 조그만 비디오가, 위에는 DSLR이 달려있어서 스틸사진을 계속해서 찍어주었다.

 

미항공법상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카메라나 비디오를 가지고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가 없었다.


비디오그래퍼의 비디오는 계속 돌아가고 있고, 스틸사진은 앞에 주황색 부분을 피사체에 맞추고 셔터는 입주변에 있는 레버를 입에 넣고,

혀를 이용해서 계속해서 셔터를 누르게 되었다.

 

 

실제로 떨어지는 동안의 두려움보단,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 직전에 스스로가 만들어낸 공포감이라는 것이 더 컷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무사히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