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icicle) 단상

N.Tonawanda, NY 2010


몇 일간의 기온 상승으로 고드름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자연은 끊임없는 순환을 반복하면서도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슈뢰딩어가 에너지의 관점으로 바라본 자연 현상의 발현 모습과 같이 세상의 모든 눈에 보이는 물질들이 100여
 
개의 원소중에 이루어진 입자의 모임으로보면, 기본적인 확률통계적 현상에 기반한다고 봐야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자연의 불가해성은 두 가지 면에 기인한다.

하나는 자연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불확정성에 기반한 것이고,

둘째는 자연 현상을 기술하는 미분 방정식의 불해성(?)때문...
          (양자 역학에 등장하는 자연 현상을 기술하는 모든 방정식은 미분 방정식으로 귀결된다.)

(용어를 어떻게 정의 해야할지 몰라 불해라는 용어를 썼으나 수학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가해/불해성 논의와는

다른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이다. 해의 존재 유무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해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논의이므로 해의 존재를 엄밀히 따지는 해석학적인 관점과는 별개의 의미로 사용한 것임)




20세기 초에 양자 역학이 태동하면서 인간이 가지고있던 일종의 자만심이라는 것에 큰 타격을 입게된다.

자연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 특히 결정론적인 시각은 사람들로하여금 더이상의 과학은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사람들은 자만에 빠져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양자 역학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인간의 인식에
 
기반을 둔 관찰 행위와 관련하여 과학이라는 행위에 기본적인 한계를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주게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연이 기본적으로 내재하고있는 불확정성이라는 관점은 양자 역학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행여나 누군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해도 그저 헛소리에 불과했을 것이란 점이다.

우리가 흔히 들었던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것도 미분 방정식과 연관해서 생각해보면 흥미롭다.

영화에서 봐왔던 것처럼 초기 조건(사람이 선택하는 여러 상황들)에 따라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인생사를
 
그리고있지만, 미분방정식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임의로 초기 조건을 정해준다면 아주 간단한 미분 방정식의

경우 그 초기 조건마다 다른 해답을 바로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을 우리가 자주 보게되는 일기 예보와 상관지어 볼 수 있다.

이번 폭설로 서울사람들은 물론 사람들의 일기 예보에 대한 불만이 여기 저기서 터저 나왔던데, 사실 일기 예보를

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보면 복권과도 같단 생각이 든다. 난 군 복무를 더구나 기상대대에서 근무했었고 예보를

생산해내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대강 알고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기 예보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정확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슈퍼 컴퓨터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슈퍼 컴퓨터가 있다고 한들 내일 예보를 정확히 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건 기본적으로 미분 방정식의 불해성 내지는 불가능을 이해한다면 기대하지도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거다. 한 두 개의 초기 조건을 던저주면 간단한 미분 방정식을 정확히 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주 조금만 추가되더라도 정확한 해를 구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하물여 어느 순간 100군데의 기상

정보를 슈퍼 컴퓨터에 집어넣었다고 해서 정확한 해(예보)를 구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그 해가 있다고해도 그 슈퍼 컴퓨터로 100년안에 풀 수 있을지가 관건이고,

그 슈퍼 컴퓨터의 1000배 강력한 놈으로 계산을 한다고 해도, 엄청나게 많은 지역의 기상 정보(초기 조건)으로

하루 내에 그 해를 구하여 예보를 낸다는 것은 내가 봐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0여 곳의 기상 정보(초기조건)를 가지고 예보를 생산하려 한다고 하면 그만큼 그 해를 구하는데

기하 급수적으로 시간이 많이 들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1000여 곳의 기상 정보가 충분할까...안봐도 이미 무수히(?) 많은 초기 조건으로 미분 방정식을

계산하려 한다면 더 이상 시간 낭비하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우주의 모든 초기 조건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미분방정식을 풀 수 있다면, 인간은 모든 자연 재해를 예방하거나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예언을 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다시 말하자면 결정론적인

시각으로 되돌아간다는데 문제가 있다. 양자역학이 20세 초의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고전 역학에 대한 믿음처럼

완전한 학문이고 더이상의 자연을 이해하는 이론은 없다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이 시점에서 현대의 

과학과 기술은 양자 역학에 크게 기반하고 있으므로 현재의 패러다임(paradigm)을 규정하고 잠식하고 있는

이론이란 점에서 그 테두리 내에서 얘기하자는 것이다. 


만약 슈퍼 컴퓨터로 왜 정확한 예보를 못내느냐라고 따지는 사람은 그 지적수준은 어느 대통령처럼 비를
 
내리게하는 레이져를 갖고있다고 국민들을 설득시킬때 이를 믿는 국민들의 지적수준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레이져는 빛의 직진성과 결맞음 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데, 어떻게 그 작은 빛의 입사 단면적으로

엄청나게 넒게 퍼져있는 구름에다 쏘아서 어느 날에 비를 맺게 한다는 것인지 세상에 이런 개소리가 따로 없다.
 
비를 내리게하는 서치 라이트를 갖고있다고 하면, 오호...배트맨을 생각나게 하면서...그런 라이트를 갖고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을 지도 모르겠다. 레이져는 해도 너무하다.


재미있는 것이는 군 기상대에서 근무 할 때, 어느 영관급 장교가 전화를 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어..내일 비온다고 했지? 몇시 몇 분에 비오나?"


또 한가지 일기 예보의 비밀 아닌 비밀은 근무자가 열심히 분석을 해서 소신껏 story(정확한 예보를 내는 것이

불가능 하므로 나는 이를 글짓기 내지는 이야기 만들기처럼 본다)를 만들어 냈다고 하자. 하지만 책임자는

일기 예보의 목적에따라 어떤 기상정보를 감추거나 부각시키기도하고, 심지어는 부분 삭제를 하여 조금은

다르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기상청의 경우도 보지 않아도 그럴 것이라는 점은 바로 알 수 있다. 국민들의

관심과 삐딱한 시선을 마구 받고있는 부서로서 소신 예보라는 것은 누가봐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뭘하든

어떤 예보를 내리든, 맞으면 다행 아니면 어쩔 수 없는거다. 기상청도 그걸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러니 원성을 적게 듣는 방향으로 두리 뭉실하게 예보를 내는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있는

곳을 위주로 일기 예보를 판단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일기 예보는 거짓말이 된다. 바로 당신들 머리 위에

구름이 따라다녀서 비가 오는지 어떻게 예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기상청에 슈퍼 컴퓨터 10대를 더 갖다 놓는다고 해도 똑같이 오보는 발생할 테고, 사람들은 예산 낭비다 뭐다

하면서 또 펄쩍 뒬 것임이 뻔하다.




사고 실험(Gedanken Experiment)

가정을 하나 해보자.

슈퍼 컴퓨터든 뭐든 무한 대에 해당하는 지역의 기상정보(초기 조건)을 입력시켰을 때 한 시간만에 그 해를 찾아

일기 예보(예언)를 해 낼 수 있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일기 예보는 예언의 성격을 띄게 되므로 어느 지역이건 정확하게 결정적으로 일기 예보를 낼 수 가 있다.

그럼 일기 예보의 정확성을 어떻게 알 수 있나?

그건 당신이 몇 시 몇 분, 어느 지역(좌표 설정)에 있음을 초기 조건으로 입력을 해야 그 일기 예보의 정확성을

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일기 예보가 정확한지 아닌지를 자신이 있는 곳. 의 날씨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예를 든 "몇시 몇분에 비오나?"라고 물어보았던 장교는 "그 시간에 너는 어디있을건데? 라는 물음에 대답

해야 정확한 일기 예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에 나오는 것처럼 미래를 예언한다는 것은 어떤 예언자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미래가 다가오기 전에 그 모든 상황을 기술하는 미분 방정식을 풀 수 있느냐의 문제이므로

나에겐 마치 빛보다 빨리 여행할 수 있게되면 어쩌지? 라는 고민을 하는 것과같이 무의미 하다.



그러므로 오늘의 결론

하나) 몇 일간의 기온 상승으로 고드름이 다 녹았다.

둘) 자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양자 역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다시 바라봐 달라라고 말하고 싶다. 
     한가지, Feynman교수의 말에 따르면 양자 역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했다.^^;
     그러니 누가 난 양자 역학을 잘 알고있고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과 멀리 하는 것이 좋다는 것.

셋) 정확한 기상 예보, 그거 불가능하다. 기상청에 소리 지를 필요없고, 예산 낭비도 할 필요 없다.
     그러니 그날 그날의 날씨는 참고만하고 알아서 준비해야할 일이다.
     그리고 그 슈퍼 컴퓨터를 추가할 돈으로, 홍수, 태풍, 폭설 등등의 한국형 자연 재해에 대비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고드름 사진만 올리고 자려고했었는데,

오늘은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결론은 


내 말을 하나도 믿지 말라는 것.(그럴 사람도 없겠지만-.-;)



"Of all its many values, the greatest must be the freedom to doubt"

                                                                                                                                                                 - R.P. Fey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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