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35mm f3.5 Summaron - test



나의 사진 생활은 주로 저광량 환경에서의 촬영이 주를 이루므로 나에겐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의 사진 결과물에 보다 더 관심이 많다.

내 렌즈의 생산 년도는 1951년(serial # : 84xxxx)이라 근 60 년이 되어가는 오래된 렌즈이다.

현재는 단종된 라이카 스크류 마운트(SM)용 카메라에 사용하는 렌즈로서 오랜 세월을 고려할 때 상당히

깨끗한 상태의 렌즈이다.

침동가능한(collapsable) 50mm Elmar렌즈처럼 매우 컴팩트한 크기가 큰 장점이다. 물론 이 렌즈는 침동이

안되지만, 상당히 작아서 자주 사용하게될 것 같다.

우선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있다. 일반적으로 렌즈는 초점링과 조리개 링이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반해 이 렌즈는 초점링을 고정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조리개 링을 돌리면 초점링까지 같이 돌아가곤 한다 는
 
것이 불편했다. 따라서 촬영시에는 Elmar렌즈처럼 조리개를 미리 정해놓고 셔터 스피드를 주로 조절해서 쓰게

된다. 근 60년 전에 만들어진 렌즈이므로 자동 초점은 고사하고 조리개 링마저 세팅하는 것도 불편(?)한 이 녀석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동기는 무엇보다 좋아하는 화각(35mm)과 작고 가벼운 렌즈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주머니 사정이겠지만...-.-;


35mm 광각을 갖고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초점거리 렌즈이다. 나중에 안정된 직업(?)을 갖게된다면

35mm Summilux f1.4를 하나 들이고 싶다. 아마 3~4백만원대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이 렌즈 하나 살 수
 
있다면 나머지 렌즈는 대개 처분할 생각도 있지만...너무 저렴해서 한 3~4만원이나 받을 수 있을까 생각되는 

러시아 렌즈는 가격대비 성능이 너무나 맘에 들기때문에 팔지는 않을 것 같고, 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스냅용으로 쓸까 한다.


이 불편한 렌즈의 또 하나의 단점은 최대 개방 조리개 수치가 3.5인지라 저광량에서는 별수없다. 감도 높은 필름을

쓰는 수밖에.. 아래의 모든 사진들은 모두 크롭을 하지 않았으며 사용한 필름은 ultrafine 400이라는 필름이다.


[내가 일하는 책상..사실 난 내가 쓰는 책상이란 것이 없다. 단지 실험용 벤치가 주어졌을 뿐...
다른 실험실처럼 반듯한 책상이나 내게 부여받은 컴퓨터마져 없다. 모두 내 랩탑과 모니터를 들고와서 이중 모니터를 쓰고있다.
항상 어지러운 내 책상. 치워도 치워도 일주일이면 금방 이렇게 되어버리곤 하므로 그냥 안치구고 산다. -.-;]




사진은  렌즈 최대 개방   f=3.5에서 촬영한 것으로 사진 네 모퉁이에 예상했던 대로 비네팅이 보인다.

그래도 예상보다는 심하지 않고 꽤 자연스러워 보여서 나름대로 마음에 든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이다.

단지 어두운 암부에서의 묘사가 많이 부족한 느낌...ultrafine이라는 이름답게 입자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아 보인다.


하나 한가지 밝혀둘 것은 사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인가 늦게 깨닫고있는 중인데, 실제로 내가 필름의

현상과 인화작업을 해보지 않고서는 그리고 필름을 스캔하여 모니터상의 이미지와 프린트된 사진을 비교하지

않고서는 필름의 입자감이라던가 필름의 느낌, 혹은 심지어 라이카 렌즈의 비교라는 것 자체가 사실 의미가 있는

작업일까 의구심이 생긴다. 분명 많은 이들이 실제 필름으로부터 직접 프린트한 사진 이미지와 스캔한 이미지와의

차이로 인하여 좌절하는 상황을 예기하곤 한다.

따라서 지금 내 상황과 수준으로 렌즈 자체의 특성을 논한다거나 비교를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일 것이다.

여기에서는 오래된 이 렌즈의 실사용시 문제가 될만한 부분이 있는지를 그저 우선 테스트한다는데 그 목적을
 
두고있다. 속 렌즈에 약간의 haze가 보이는 점으로 이런것들이 실제 결과에 큰 영향을 줄지가 우선 의문이었기

때문에 확인을 하고 싶었다.



야외에서의 촬영은 어떨까 테스트 해봤다. 눈이 온후 날씨가 많이 흐린 날 최대 개방하여 촬영해보았는데,

역시 비네팅이 네 모서리 부분에 보이고 렌즈 자체에 큰 결함은 없어보인다.

참고로 이 사진들은 운전하면서 찍은 것들이라 초점은 무조건 무한대로 맞춰놓고 찍었다.

테스트한 카메라는 Bessa R2M으로 라이카 M-bayonet mount를 쓰고있으므로 스크류마운트 어댑터 링을

구해서 렌즈를 장착해야하는데, 무한대에서 다소 초점이 빗나가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댑터 링마저도 돈을 많이 들여서 괜찮은 것을 사야하는걸까..-.-;)



다시 실내 형광등만 있는 저광량 환경으로..


건물 계단 통로에는 형광등이 한 두 개만 있는 훨씬더 저광량의 환경이다.

사진은 선명도를 한단계 높인 사진인데, 저광량인 것에 비하면 최대 개방에서 흔들림없이 그런대로 잘 나와준

것 같다. (여기까지가 현재 나의 한계^^)


이번엔 장노출 사진... 깜깜한 야간 촬영...f3.5인 렌즈로 야간 촬영을 한다는 것이 좀 무의미해 보이지만,

마침 삼각대가 있었으므로 셔터 스피드 1초까지 늦춘 노출 사진이다.


그리고 위 두 사진을 붙인 사진...파노라마 이미지를 염두해두고 찍은 것이 아니라 어색하긴하다. -.-;
Panoramic activity ^^  영화제목에서 패러디..



다시 실험실에 돌아와서 셀카..
필름 카메라로 셀카를 찍는 사람들...신기해보였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 짓을...-.-;


Buffalo, 2010

[방명록에 글남기고 가...의 저돌스러운 저 표정...꽤 어두운 곳에서 내 사진을 찍자니 손이 떨리는데다,
셔터스피드가 확보가 안되어...기대는 하지 않았던 사진.]



현재 저광량인 환경에서 주로 사용하는 나의 습관을 볼 때 정말 필요한 렌즈인가 다시 물어보게 되는 렌즈이지만

35mm 렌즈중에서 라이카 screw mount 와 M-mount 카메라에 동시에 쓸 수 있고, 이처럼 작은 렌즈가 또 있을까

싶어서 당분간은 팔지 않을 것같다.

올해 뉴욕에 한 번 다시 나가게 된다면 그 때 제대로 한 번 써보고 싶은 렌즈.
일단 렌즈에 살짝 끼어있는 haze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문제 삼을만한 점은 없어보인다.
그 이상의 해상도 테스트라던가 암부 계조 문제는 내가 갖고있는 현 조건에서는 크게 개선 또는  변화를 주기
힘든 상황이라 더 욕심부리지는 않는다.

일단 60년된 올드 렌즈란 점과, 느린 렌즈라는 것을 감안 할 때 그럼에도 이 렌즈에 마음이 가는 것은 그 작은 크기와 무게때문인 것 같다.
물론 렌즈 어댑터만 제대로 갖추어지면, 디지털 카메라 올림푸스 E-P1이나 파나소닉 G-1/GH-1/GF-1시리즈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나름 멋진 구색이 있다. 물론 이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70mm 준 망원 렌즈로 돌변하겠지만.
인물 촬영에는 괜찮은 그런 렌즈로 둔갑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라이카렌즈가 내게 주는 인상은 흑백 필름, 인물 촬영시에 주는 그 다소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상황에
충분히 침잠해 녹아들어간 표현에 각인되어있기 때문에 계속 써보게 되는 것 같다.
라이카 렌즈만이 최고란 뜻이 아니라, 확고한 제조 철학을 지니던 오랜 제품을 써보고 싶은 그런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