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Bikepath, NY 2010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선생님, 깨닫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합니까?"

스승이 말했다.
"대낮에 서서 걸으며 자신의 그림자를 보거라."

제자는 태양 아래 섰다. 그리고 걸음을 옮겼다. 그는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제자는 돌아와서 머리를 숙여 스승에게 감사했다.
"선생님께서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러자 다른 제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스승과 저 친구 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그들은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이 웃으며 말했다.
"아주 단순하다. 난 그에게 태양 아래 서서 걸으며 자신의 그림자를 보라고 했었다. 그는 그 핵심을 이해했다. 그럴 때 만일 그대의 몸이 그림자를 따라서 걸으려 한다면 그림자는 몸을 따라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또 그대가 몸을 따라 걷게 하려고 그림자를 조정한다 해도 몸은 거기에 따를 수가 없을  것이다. 안그런가?"

오쇼 라즈니쉬의 말: 종교의 최대 적은 유물론이 아니라 '윤리'이다. 왜냐하면 윤리는 어디까지나 '강제'하기 때문이다. 종교는 오직 내면에서 꽃피는 것이지 책임지워질 수 없다. 그러므로 윤리는 허위의 종교를 만든다. 종교가 몸이라면 윤리는 그 그림자와 같다. 참으로 종교적인 그대는 마땅히 윤리적이다. 그러나 그대가 아무리 윤리적이라 해도 참으로 종교적일 수는 없다. 윤리는 그림자처럼 온다.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 (박경준 엮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