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멀리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을 종종 받곤한다.
나도 연말 연초가 되면 친구들, 친척들한테 연락을 하곤했는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사람들한테 연락을 안했다.
오히려 제작년 연말 연초가 더 바빴다면 더 바빴는데 말이다.
크리스마스때 랩미팅하고, 줄곧 클린룸에서 샘플만드느라 스트레스받고
삽질하던 때인데...올해는 사람들한테 연락하기가 귀찮아진건지 왠지 피곤하다.
수많은 관계들에 얽혀있는 상황에서 (물론 결혼을 한다면 훨씬 복잡해지겠지)
가끔씩은 멀리 떨어져있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물론 나는 대부분이 떨어져있는 상황이긴하지만 말이다.
국내에 남아있으면 어떻게라도 보게되는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있지만,
여기선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하지만 가끔은 날 안도하게 만들기도한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문득, 연말이나 연초에는 한 번씩 여러 사람들이
생각나곤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어느 날 정말 오래간만에 스치듯 몇 사람이
생각나던 날 그 사람들로부터 한꺼번에 메일을 받는 경우이다.
5년 전, 7년 전에 마지막으로 봤던 친구들이 같은 날 생각이 났더랬었는데,
같은날 내가 이메일을 받은건 참 우연스럽기도하고 재미있기도하고,
편지를 받는 기분이 참 묘한 그런 날이 몇 번 있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상태에서 비슷한 시간에 서로 생각을 하기도 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정서적으론 다르긴 하지만 내가 아끼는 피천득님의 '인연'에 나오는 수필
'보스턴 심포니'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