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Temple in Pittsburgh

Sri Venkateswara Temple, Pittsburgh, 2009


학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교수가 절에 잠깐 들렀다 가자고 했다.

한 차로 교수와 타고 다니는 것도 신경쓰이는 일인데, 여기 절에 가자고 해서 좀 짜증도 났지만,

'아내를 위해서 기도하러 가려고 한다'는 말에 흔쾌히(?) 동의하고 피츠버그시 외곽에 있는

힌두교도를 위한 절에 갔더랬다.

Sri Venkateswara Temple, Pittsburgh, 2009


설명을 들었는데, 금방 잊어버렸다. 신들 이름도 다들 길고 왜이렇게 신들이 많은지...-.-;

힌두교도들이 아니면 보통 절에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는 말에 주변에 사진만 찍으면서

교수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나도 들어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들어가서 처음 힌두교도 절을 구경해보았다.

이 절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힌두교도 절이라고 한다.




교수와 실험실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인도사람의 전형적인 권위적인 모습도 분명히 보이고,

상당히 신랄하고 유치하고 재미없는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지만 가족들과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는 모습을
 
볼 때면 특히 부인하고는 상당히 오래동안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악독한 교수가 아니라

아내를 끔직히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일 뿐이었다.


'딸을 위해서는 기도 안하냐'는 나의 물음에

'딸은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아내를 위해서 기도할 것'이라는 예상외의 대답을 했더랬다.





일전에 한 친구가 나에게 말하길,

'도대체 얼마나 사랑해야 결혼을 하는 것이냐고...'

글세, 전통적으로 arranged marriage(가족 주로 부모가 배우자를 정해주는 방식)으로 결혼한 교수 부부를 보면서 

사람의 결혼이라는 행위에 '얼마나 사랑해야'라는 자격마져도 묻을 필요가 있는 것인가라는 점이다.

그 친구는 여전히 나를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라고 여기겠지만,

결혼 생활의 성공은 사람이 어떤 능력이나 조건을 가져야 이루어지기보단,

개개인의 가치관 내지는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것같다...라고 감히 말해주고 싶었다.

지금가지의 관찰에 의하면 그다지 경제적인 능력이 좋지는 않아도, 잘생기지 않아도, 혹은 이쁘진 않아도

상대방 혹은 배우자를 아낄줄 아는 사람이 결혼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젠,
 
내게 모자란 것들을 메우기위해 어떤 자격을 갖춘 그 '무엇'이 되려고 발버둥치고 조바심을 내기 보단,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해줄 수 있는 나 자신의 그릇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겠다.


나에게 왜 이렇게 살려고하냐라고 묻는다면, 미안하지만 그게 나다라고 밖에 말해줄 수가 없다.


내가 그렇게 모자란 것이 많은 사람이라면, 나는 당신이 찾는 그 무엇'을 갖춘 사람을 꼭 만나서

행복하라고 기도해줄 것이다.

난 이제 언제나 부족한 나 자신이 당신의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아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젠 날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