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전도체 권위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고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67&newsid=20100225025504258&p=segye

설마했다. 뉴스를 보고 떠오르는 분이 한 분 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혹시나하고 불길한 예감에 떠올렸던 그 분이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셨다는 걸

확인하고선 충격을 받았다.

워낙 좁은 국내 과학 연구 분야의 특성상 금방 드러나게 마련이겠지만, 참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내 옆 연구실 선배형의 지도 교수셨던 분이고, 유학 나오기 전에 우리 학교에 오셔서 강연도 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강연을 들으면서 저렇게 연구를 즐기시는 분이 있구나하던 생각을 했던게 벌써 10년 이 다

되어간다. 더구나 내가 지금 고통받고있는 동일한 측정장비(고가의 장비라서 더우기 국내에 장비가 몇 안된다)를
 
쓰시는 분이라 더욱 믿기지 않는 기사였다.

국내 최고의 이공대학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도 이후 좋은 논문을 내지 못한다는 자괴심과 업무의 스트레스로
 
받는 정도는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선배형의 말로는 정말 엄하신 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기때문에 설마했던 뉴스였는데...

사실 내가 지금 하는 초전도 연구분야를 정하게된 이유중의 하나도 이 교수님의 콜로키엄 강연때 보여주셨던

모습, 연구를 저렇게 즐기시는 분으로 기억했기때문이다. 더군다나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 당시 강연의

주제가 커다란 단결정(single crystal)을 힘들게 얻어낸 이야기에 대해서 재미있게 말씀해주셨기때문에 더욱이

뇌리에 남는 분이었었고, 내 초전도 전공 선택에 사실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보면 된다.

그 분이 번역하신 대중을 위한 초전도책도 학부시절에 읽었었고,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분이셨던 것은 사실이다. 말하자면 내게는 언젠가 넘어야할 큰 산같은 분이였던 분이었는데, 안타까운 비보였다.

급기야는 우울증으로 고통받으신 것으로 기사에 나오는데 나는 그 고통이라는 걸 좀 일찍 경험해봐서 그 힘듬의

정도를 조금 가늠해볼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