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North Tonawanda, NY 2010


어쩌다 날이 맑은 주말 저녁 먼지가 겹겹이 쌓여있는 창가의 블라인드를 통해 저녁 햇살이 내 방안으로 들어오는

때 나는 가끔 불을 끄고 햇살을 느낀다. 

저녁 해가 지평선위로 기어들어갈 무렵, 블라인드 사이로 주말 저녁의 고요함을 즐기곤한다.

혹자는 석양을 바라볼 때면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낀다고 하는데, 외로움 혹은 고독이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느낌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언젠가 언급했듯이 나는 석양을 바라볼 때면, 외로움이란 느낌보다는 그저 따뜻함을 느낄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눈을 감고 해를 향해 방에 앉아있으면, 온 종일 대지를 어루만지고 주말 하루를 갈무리짓는 태양의 손길을

느끼게된다.

하루 종일 자전거를 끌고다니며 장난질을 하던 옆집 러시아 소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와 멀지 않은 곳에서

꽤 오래도록 기나긴 기차가 지나가면서 내는 기적소리가 들린다.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러시아 소년의 자전거 의자와 기차가 지나간 레일에는 아직도 한 낮의 온기가 남아있다.

나는 블라인드가 쳐진 창가에 앉아서 태양의 온기를 간직하려는 대지의 떨림을 느끼고 있다.

석양은 나에게 외로움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온기를 전달하는 손길이 된다.


Me, North Tonawanda, NY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