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나

Elmwood street, Buffalo, NY 2010



소년은 말없이 다가와서 우리를 의식하지도 않은채 교회 난간에 걸터앉아서 무언가를 한동안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한다.

잠시후, 소년은 벌떡일어나 좀전의 심각한 표정은 잊은 듯이 바지를 툭툭 털고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순간 나는 이 아이의 마음이 절실하게 필요하단 것을 깨닫는다.

오래도록 고민하는 걱정거리, 죄의식, 아픔과 슬픔등...

나 자신을 용서했다고 생각해도 이런 문제들에 여전히 연연하던 나는

소년으로부터 오늘 교훈을 한 가지 더 배운셈이었다.



'믿음이란 모두 두려움과 공포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라고 오쇼 라즈니쉬가 말했던가....

우리가 믿고있는 믿음이란 것은 우리가 그동안 맞닥드린 좁은 '경험'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닐까...

우리의 삶이 이러 이러해야한다는 믿음은 그 사람이 가지고있는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에 불과한 것...

'삶은 무언가를 소유함으로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존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