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up Dance

Salamanca, NY 2010


인디언들의 춤과 드럼 경연이 이어지는 중간 중간에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온 가족 친지들이 나와서 잔잔하고 느린 드럼소리에 맞추어 잔디밭을 찬찬히 돈다.

서로 모르는 인디언 들이라도 선두가 자신들이 쉬는 곳에 가까이 오면 이들은 나가서

선두에 있는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서로를 보듬어주면, 이들은 그룹의 맨 뒤로 참여해서

그룹을 따라 걷는 것이었다.

그렇게 찬찬히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몇 안되던 그룹이 엄청나게 불어난 대 식구가되는 것이었다.

남녀 노소 상관없이 그룹 사람 하나 하나가 한 마음이 된 인상을 받았다.

---------------------------------------------------------------------------------------
하워드 진(Howard Zinn)과 레베카 스테포프(Rebecca Stefoff)의 공저
< A Young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에서 콜럼버스가 Native American 들에게
했던 잔인한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콜럼버스(Columbus)가 북미 대륙에 오기전에는 7,500만 명의 인디언들이 이미 살고있었다는 걸 나도 몰랐었다.
콜럼버스가 북미 대륙에 올 즈음에 멕시코 북부지역에는 1,000만 명의 인디언들이 있었고, 북유럽 사람들이 이주해오면서
순식간에 100만명 이하로 그 인구가 줄었다고 한다. 그들이 옮긴 질병과 잔혹한 살상의 결과였다.

인디언 사회에서 여성은 중요한 존중의 대상이었고, 토지와 식량을 공유하고 있었다.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콜럼버스를 비롯한 유럽 이주인들이 야생, 야만의 세계에 도달한 것 절대 아니었다.
오늘날 미국에 Columbus Day가 버젓이 있으며, 공휴일로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의 이중성을 다분히
보여주는 한 예라고 볼 수 있겠다.

콜럼버스와 동시대의 인물인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Bartolome de Las Casas)라는 사람의 <인디언의 역사>
라는 책에서 그는 이렇게 인디언들에 대한 스페인인들의 잔혹성을 밝히고 있다.
"산모가 과로와 굶주림에 시달려 젖이 나오지 않아 신생아들은 일찍 사망했다. 내가 쿠바에 있을 때 석 달 동안 7,000명의
아이들이 죽었다. 심지어 어떤 어머니들은 절망감에 아기를 물에 빠뜨려 죽이기까지 했다. 남편들은 광산에서 죽어갔고,
아내들은 과로에 죽어갔으며, 아이들은 먹을 젖이 없어 죽어갔다. ....나는 이처럼 인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행위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으며,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지금도 모서리가 쳐진다...."

콜럼버스에 대한 재평가를 미국의 지배자들은 두려워하고 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콜럼버스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이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결국 콜럼버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라
불리는 조지 워싱턴을 비롯, 훗날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상인이자 노예 상인이고 군인이었던 앤드류 잭슨
(Andrew Jackson)과 같은 가장 악랄한 미국의 지배자들의 만행이 공공연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정통성에 큰 상처를 입게될 것이고, 공화당 뿐 아니라 민주당 또한 미국의 전쟁행위를
정당화하기위해 들먹이는 미국의 역사와 1차 세계대전에대한 미국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인들의 전쟁에대한 동의를 얻기 힘들어질테니 말이다.
그러니 미국의 역사는 개척과 영웅의 역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배자들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인디언들에 대한 잔혹한 정복과 더불어 1619년 20명의 흑인이 처음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에 와서 노예로
팔린 이후 1800년 무렵까지 1000~1500만명의 아프리카 흑인들이 미국으로 노예로 끌려왔다는 것을 누가 
언급하고 싶어하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역사가 지배자들의 논리에 의해 감추어지지 않고 드러나게 된다면,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까지
건드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 노예제의 문제는 자본가와 지배자들의 야욕을 위해 조작되고 만들어진
역사라는 것, 그리고 영웅과 개척의 역사라고 알고있는 미국의 역사에대해 크나큰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배자들은 미국 인디언들과 흑인 노예들, 그리고 가난한 백인들의 자본가에대한 불만과 저항을 두려워하고
봉기를 방지하고 이들의 규합을 방지하고자 흑백 차별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발명해 낸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결과 한마디로 미국의 역사는 정복과 차별의 역사이자, 피비린내나는 학살의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
그 것이 '역사는 되풀이된다'라는 말처럼 현재의 소수 자본가들과 지배자들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지는 명분없는
전쟁이라는 것으로 되풀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본주의니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를 떠나서, 인간의 본성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인간이 가지는 본성, 욕심은 특정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어느 시대이건간에 전쟁을 야기하게 만들고,
학살을 자행하게 만들고있다. 히틀러 정권과 미국 정부의 차이점이 있다면, 뭘까...생각해보기 힘들정도로
두 정권모두 잔인성에 대해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것이다.

과연 히틀러와 콜럼버스중 누가 더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가? 히틀러? 히틀러가 콜럼버스보다 좀더 사람을 많이
죽여서?

이 책이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 하나는 우리가 배워온 역사는 지배자들의 논리에 의해 쓰여진 시각에
우리가 교육받아왔고, 진실을 알지 못한 채 고등교육을 받았어도 지배세력에대한 비판 능력을 상실한 채로
무덤덤하게 살아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여전히 많은 의문들이 남는다.
하지만 역사란 것의 의미에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