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s of love and regret
靜 [Photos] 2010. 12. 28. 06:35
Amherst bikepath, NY 2010
[ Songs of love and regret : Marion brown(saxophone) & Mal Waldron(piano) ]
1999년의 마지막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이 곡을 들으며 울고 있던 나를 기억해내었다.
지독하게 아름다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
My camera, Buffalo, NY 2010
내가 가장 아끼는 카메라인 이 녀석은 올해로 73년된 녀석.
디지털 카메라가 5년 이상, 혹은 10년 이상 쓰기 힘든 걸 감안하면, 아직도 내 대부분의 사진을 찍어주는 이 녀석은
생생하게 잘 작동하고 있다. 1937년 태어난 이 녀석의 첫 주인은 누구인지 모르겠다. 두 번 째 주인은 텍사스의 어느 사진 애호가의
손에 들어가 65년간 가족들의 추억을 담아주었다 했다.
판매자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그의 딸이 중고 시장에 내어 놓은 이 녀석을 나는 만나게 된 것이었다.
상태가 좋지 못하여 저렴하게 구입하게 된 이 녀석은 카메라와 거의 맞먹는 금액을 들이고서야 다시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2010년에 이 녀석의 세 번 째 주인이 된 것었다.
나에게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라는 판매자 (전 소유자의 딸)의 메일과 함께 말이다.
이 녀석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이제는 조그만하던 노출계마져 떼내어 버렸다. 오로지 위에 달린 뷰파인더와,
내가 느끼는 빛의 량을 가늠하여 내가 느끼는 대로 찍기 시작했다. 손톱으로 렌즈의 조리개를 조절하고, 셔터 속도를
다이얼로 돌려서 맞춘다음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처음 노출계없이 사진을 찍으면서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내 일부가 되려면 언젠가는 거쳐야할 단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흑백 사진의 관용도와 팬 포커스의 활용은 나에게 더 자유로운 사진을 주게 된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의 쨍한 사진, 칼처럼 잘 맞아 떨어진 초점의 사진들은 내게 더이상 매력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보다 내가 느끼는 어느 순간을 잡는데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만 추워도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곤하는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리 왠만한 추위는 이 기계식 카메라가 버텨주고 있다.
필름이 냉각되어 필름을 감을 때 조심스럽게 감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는 자유를 얻었다.
그게 내가 이 카메라를 아끼는 이유이다.
셔터를 누르고 순간을 잡는 것 만큼은 내가 가진 어느 디지털 카메라보다 빨리 순간을 잡을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은 또한 무시할 수는 없으나, 내가 어디를 가든 가지고 다니는 녀석은 이 놈이 될 것이다.
연말이 되니 다시금 군대 시절 선물로 주신 내 손목 시계와 낡아빠진 내 지갑을 보면서
우리 가족이 행복했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카메라 뒤의 사진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나의 모습을 아마도 어머니가 담으신 사진이라 생각된다.
울산의 어디인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나는 커다란 배를 처음 보고 놀라면서 배를 가리키던 장면이었는데,
이 오래된 사진이 내 어린 시절 기억에 남아있는 아버지의 듬직한 모습이다.
일찍 결혼하신 아버지의 당시 나이가 아마 지금의 내 나이쯤 될 것이다.
이 한 장의 사진은 또한 어머니의 시선으로 우리 부자를 보던 그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이 카메라를 다시금 쓰다듬어 본다.
그리고 앞으로 내 가족의 역사를 이 녀석이 함께 했으면 한다.
Happy New Year!
[ Songs of love and regret : Marion brown(saxophone) & Mal Waldron(piano) ]
1999년의 마지막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이 곡을 들으며 울고 있던 나를 기억해내었다.
지독하게 아름다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
My camera, Buffalo, NY 2010
내가 가장 아끼는 카메라인 이 녀석은 올해로 73년된 녀석.
디지털 카메라가 5년 이상, 혹은 10년 이상 쓰기 힘든 걸 감안하면, 아직도 내 대부분의 사진을 찍어주는 이 녀석은
생생하게 잘 작동하고 있다. 1937년 태어난 이 녀석의 첫 주인은 누구인지 모르겠다. 두 번 째 주인은 텍사스의 어느 사진 애호가의
손에 들어가 65년간 가족들의 추억을 담아주었다 했다.
판매자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그의 딸이 중고 시장에 내어 놓은 이 녀석을 나는 만나게 된 것이었다.
상태가 좋지 못하여 저렴하게 구입하게 된 이 녀석은 카메라와 거의 맞먹는 금액을 들이고서야 다시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2010년에 이 녀석의 세 번 째 주인이 된 것었다.
나에게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라는 판매자 (전 소유자의 딸)의 메일과 함께 말이다.
이 녀석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이제는 조그만하던 노출계마져 떼내어 버렸다. 오로지 위에 달린 뷰파인더와,
내가 느끼는 빛의 량을 가늠하여 내가 느끼는 대로 찍기 시작했다. 손톱으로 렌즈의 조리개를 조절하고, 셔터 속도를
다이얼로 돌려서 맞춘다음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처음 노출계없이 사진을 찍으면서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내 일부가 되려면 언젠가는 거쳐야할 단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흑백 사진의 관용도와 팬 포커스의 활용은 나에게 더 자유로운 사진을 주게 된 것 같다.
디지털 카메라의 쨍한 사진, 칼처럼 잘 맞아 떨어진 초점의 사진들은 내게 더이상 매력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보다 내가 느끼는 어느 순간을 잡는데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만 추워도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곤하는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리 왠만한 추위는 이 기계식 카메라가 버텨주고 있다.
필름이 냉각되어 필름을 감을 때 조심스럽게 감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는 자유를 얻었다.
그게 내가 이 카메라를 아끼는 이유이다.
셔터를 누르고 순간을 잡는 것 만큼은 내가 가진 어느 디지털 카메라보다 빨리 순간을 잡을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은 또한 무시할 수는 없으나, 내가 어디를 가든 가지고 다니는 녀석은 이 놈이 될 것이다.
연말이 되니 다시금 군대 시절 선물로 주신 내 손목 시계와 낡아빠진 내 지갑을 보면서
우리 가족이 행복했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카메라 뒤의 사진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나의 모습을 아마도 어머니가 담으신 사진이라 생각된다.
울산의 어디인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나는 커다란 배를 처음 보고 놀라면서 배를 가리키던 장면이었는데,
이 오래된 사진이 내 어린 시절 기억에 남아있는 아버지의 듬직한 모습이다.
일찍 결혼하신 아버지의 당시 나이가 아마 지금의 내 나이쯤 될 것이다.
이 한 장의 사진은 또한 어머니의 시선으로 우리 부자를 보던 그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이 카메라를 다시금 쓰다듬어 본다.
그리고 앞으로 내 가족의 역사를 이 녀석이 함께 했으면 한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