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밝히는 것, light

Between you and me, Buffalo, 2009 (Olympus E-420)



년 초에 아끼던 올림푸스 E420을 내보냈다.

낮에 찍을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밤에 혹은 실내에서 주로 찍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와는 맞지않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광양이 적은 환경에서 초점을 맞추는데 힘들어한다는 것

사실 완변한 카메라는 없으므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다. 완전하진 않아도...

하지만 내 니콘 카메라와는 달리 렌즈 혹은 바디에 자동/수동 초점 전환을 할 수가 없어서

불편했던 것이다.

몇 대의 필름카메라와 니콘 D50를 팔아서 중고 니콘 D90으로 업그레이드함

니콘 D90은 D80보다 조금 작은 듯한데, 좀더 무겁다.

작지만 좀더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처음으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SLR 카메라라서 그런지

동영상 촬영시 자동초점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긴하지만,

수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으니 나에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보다 커진 LCD 화면과 깔끔한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

디지털 사진기라는 것은 사용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좀더 나은 스펙을 갖도록 부추기는 것 같아

지름신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니콘 D90은 나에게 more than enough!

한동안은 이 묵직한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듯하다.


Wishes

Tennessee, 2009


바램

언젠가 독수리와 같은 눈을 가졌으면 하던 생각이 들었다.

강한 날개짓으로 하늘 높이 날아다니면서도

내가 원하는 그런 것들을 찾아 낼 수 있는 그런 눈을

그리고 내가 매일 숨쉬며 살아가는 이 곳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눈을

어쩌면 독수리도 여전히 눈이 너무나 좋은 나머지 좁은 시야를 가졌음에도 

끊임없이 먹이를 찾아왔기 때문에 원하는 대상을 찾아낼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존을 담보로한 부단한 실천으로 인해 훈련된 것은 아닐까.

난 그저 바라기만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끊임없는 나의 self-motivation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다.

멈추지 않는다는 것,

부단히 살아간다는 것,

한동안 잊고있었다.


 

Blue Heron

Tennessee, 2009


내가 타게될 이 배가 있는 강가의 식당 이름은 Blue Heron이다.

나른한 오후, 다음 유람을 준비하는 사람들역시 느긋하게 다음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기다리는 사람, 준비하는 사람 모두, 오늘을 사는 사람들..


배가 출발하자 스윙감이 느껴지는 느릿한 빅밴드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이에 낯선 사람들도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자폐증이 있는 손자와 나온 한 가족, 버팔로에 한 때 살았다는 한 부부의 남편은 한국전 때

남산과 의정부에서 근무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보는 사람들도 한 낮 한시에 같은 이 배를 탄 이상
 
우린 더이상 낯선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 넓은 대지에,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곳에서 만나게 된 일은 더이상의 우연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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